저는 '직업'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, '직장생활'과 관련된 책들은 신간이 나올 때마다 신경 써서 챙겨보는 편입니다. 여러 시각에서 세상을 보고 싶기도 하고, 가끔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저 조차도 '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건지' 여러 번 의구심이 들어서이기도 합니다. 그러던 중 '워킹 데드 해방일지'라는 책을 우연히 발견하였고, 뭔가 색다른 통찰을 전달해 줄 것 같아 바로 읽기 시작했습니다.
- 저자
- 시몬 스톨조프
- 출판
- 웅진지식하우스
- 출판일
- 2023.09.20
'walking dead'가 아닌 'working dead'라는 제목이 정말 재밌습니다. '퇴사욕구와 인정욕구 사이에서 좀비화한 요즘 직장인들을 위한 일 철학'이라는 문구도 센스가 돋보입니다. '퇴사욕구와 인정욕구'는 저에게 던지는 메시지인 것 같기도 합니다. 완벽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여 직장생활이 고민스러울 때가 많습니다.
책은 총 9장으로 나뉘어 저 있는데, 직장인 분들이라면 공감하면서 읽을 파트가 많을 것 같습니다. 작가가 사전조사를 많이 한덕에 관련 예시 또한 풍부하여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이 그대로 이입되는 듯했습니다.
제가 제일 재밌게 읽은 파트는 '제3장의 신성한 노동과 열정페이의 상관관계/제5장 우리는 한 가족일 수 없다'입니다. 청년 실업과 직업윤리, 가족 같은 회사 인식 강요 등의 현대적 이슈를 작가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풀어냈습니다. 또한 일을 종교화 한 일숭배자(신 대신 일에 의지하게 된 사람들)에게는 '의미 있는 삶은 연봉이나 직위로 결정되지 않는다'는 일침을 주기도 합니다. 마지막 장에서는 회사와 건강한 권력관계를 이루고, 나의 정체성을 찾길 권합니다.
사실 웃으며 첫 장을 넘겼지만 읽다 보니 '나와 일과의 관계'에 대해 깊은 생각이 들었습니다. '나의 일은 나 자신이 아니다', '사람의 가치는 생산량으로 측정될 수 없다'등의 글귀에서 그동안 나는 '일이 나를 규정하도록 내버려 뒀다'는 것을 깨달았습니다. 항상 내가 가진 최상의 것, 최고의 에너지는 일에 쏟고, 그 나머지를 가정에 갖고 온 것 같아 죄책감도 들었습니다.
일하는 기계로 살다 보니 당연히 나 자신은 챙기지도 못하고, 직업과 관련된 정보라면 업무 외 시간이라도 찾아보려 했던 스스로를 반성했습니다. 타인의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은 강한 성취로 보상받기를 원하는데, 성과급이나 기타 인센티브 등으로 이를 이용하는 회사는 참 많은 것 같습니다. 타인이 아닌 내가 나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방향으로 삶의 화살표를 바꿔야 내면의 안정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.
'나는 누구다'라는 새로운 명제를 만들고, 덜 일하고 나 스스로와 가까워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. 일에서 벗어나 있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확보하여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좀 더 알아봐야겠습니다. 직장생활과 나와의 건강한 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시는 분이라면 추천드릴 책입니다.
'Job and Reading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(4) | 2024.01.08 |
---|---|
일을 리디자인 하라 - 린다 그래튼 (2) | 2024.01.05 |
원칙 - 레이달리오 (3) | 2024.01.04 |
힘들어도 사람한테 너무 기대지 마세요. (3) | 2024.01.02 |
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(2) | 2023.12.23 |